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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한국에게 은혜를 갚다? LNG선 100척 발주

지난 3월 24일 한국가스공사(KOGAS)에 다급한 국제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겸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QP, 카타르페트롤리엄) 회장인 셰리다 알카비(Saad Sherida Al-Kaabi) 회장으로부터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구매하고 싶다며 한국산 진단키트 구매방법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였습니다.

 

카타르는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바탕으로 한국과는 1974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중동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아시아와 유럽을 오고가는 항공편이 많던 카타르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퍼져나가고 있었고 이로 인해 누구보다도 진단키트가 절실한 상황이였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중요한 해외 고객인 셰리다 알카비 회장의 요청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 등의 도움을 받아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바이오니아'와 접촉하였고 카타르에 진단키트를 수출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코로나 분자진단장비 18대와 분자진단키트 등 50억원 어치의 제품을 카타르에 수출하였고 이후 알카비 회장은 " 어려울 때 손을 뻗어준 대한민국과 한국가스공사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한다" 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카타르에 베풀었던 의리는 전세계가 깜짝 놀란 결과로 되돌아왔습니다.

이달 23일 로이터 등 외신보도에서 셰리다 알카비 회장은

"카타르LNG프로젝트에 투입될 약 100척의 LNG운반선을 한국 조선사를 통해 구매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카타르 LNG프로젝트에는 약 190척의 선박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카타르가 현재 보유중인 74척의 운반선과 중국에 발주한 16척의 운반선을 제외하고 추가로 100척의 운반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약 22조원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발주계약을 모두 한국 조선사에 맡기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LNG선 시장은 수년간 한국이 점유율 80~90%를 유지하며 사실상 독점이였지만

중국조선사들의 공세에 최근 카타르와 러시아에서 중국에 수주경쟁에서 밀리는 등 고배를 마시며 LNG선 시장을 중국에 뺏기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중국 국영조선사(중국선박공업 후동중화조선)은 카타르에서 한국보다 앞서 16척을 수주하고 추가 대규모 수주를 노리고 있던터라 한국의 대규모 독점수주 소식에 충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물론 2018년 호주 인근 바다에서 고장으로 멈춰선 LNG선 글래드스톤호처럼 잦은 고장과 폐선사고를 일으킨 중국 조선사의 기술력과 건조 능력의 한계가 결국 기술적 우위인 한국의 대규모 수주로 이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카타르가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 손을 뻗어준 대한민국과 한국가스공사의 의리 역시 이번 대규모 수주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마스크 가로채기' 등 코로나로 국가간의 우방도 신의도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지킨 의리가 결국 큰 보답으로 되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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