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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숲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대체 왜 인기가 많을까?

물리쳐야 할 적도 없고, 피해야 할 위험도 없는 특별하게 이루어내야 할 목표가 전혀 없는 게임 '동물의 숲'

"도대체 무슨 재미로 게임을 하지?"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2020년 3월 20일에 발매된 동물의숲 시리즈의 신작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은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이라는 예쁜 버전의 기기와 함께 게임 자체도 발매전부터 엄청나게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동물의 숲 시리즈는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닌텐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임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러한 높은 인지도와 인기에 비해 동물의 숲 시리즈는 다른 닌텐도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내세

울만큼 화려한 점이 없습니다.

 

 

 

포켓몬스터와 같은 두근거리는 모험도 없고, 슈퍼마리오의 박진감 넘치는 스테이지도 없으며 젤다의 전설과 같은 액션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특별할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이 게임이 어떠한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받으며 열광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전부 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게임은 기본적으로 도전과 보상이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도전이라는 과정속에서 얼마나 큰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재미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게임 디자이너 제시 셀 또한 이와 비슷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이란 놀라움을 수반한 즐거움을 주는 게임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말은 즉, 게임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세계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놀라운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그 이야기속에서 우리가 주인공이 되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전하도록 만들고, 그 도전을 통해서 보상과 함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이러한 조건을 가진 게임이 비로써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이 달성해야하는 목표란 무엇일까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한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날아오는 장애물을 최대한 많이 피해낸다거나, 거대한 스케일의 음모를 가진 대량학살범을 저지하여 세계평화를 지킨다거나, 현실에서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여자친구 사귀기를 한다거나 

 

다양한 게임들이 존재하는 만큼 게임에서 주어지는 목표 또한 다양하게 존재하는 법입니다.

하지만, 동물의 숲은 이러한 게임의 기본중의 기본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목표가 아예 없습니다.

숲속에서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다른 게임들처럼 무언가 해야만 하는 목표와 강제성은 전혀 존재하지 않고 플레이어는 그냥 마을내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됩니다.

이것이 동물의 숲이 모든 게임의 기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정해진 목표'라는 틀을 아예 버려버리면서 가질 수 있었던 엄청난 강점입니다.

정해진 목표가 없는 게임이 어떻게 강점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포켓몬스터

동물의 숲과 같은 닌텐도 게임인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시작부터 게임의 목표가 매우 명확하게 주어지는 게임입니다.

체육관 뱃지 모으기, 포켓몬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 처리하기, 리그에서 우승하여 챔피언 되기 등

플레이어는 다양한 포켓몬을 이용하여 주어진 목표를 이루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해당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들이 그렇게 다양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체육관 관장들에게 승리하기 위해서 그 관장이 사용하는 포켓몬과 상성인 포켓몬들을 육성해야하고, 

포켓몬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을 처리하기 위해 전설의 포켓몬을 포획해야하며 

리그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높은 레벨을 가진 포켓몬들을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대부분 평범하게 게임을 즐기는 평범한 사람들은 게임 제작자들이 치밀하게 계획해놓은 루트를 어느정도 따라가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게임제작자들이 정해놓은 루트를 따라가야하는 방식이 어느순간부터 질리기 시작합니다.

 

 

 

그럼 왜 계속 게임을 하고있는 것일까

정해놓은 루트를 따라가는 것은 질리지만 플레이어들이 계속 게임을 하는 이유는 모든 전투마다 각각 다른 당위성을 부여하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지금 싸우고 있는 적은 포켓몬 체육관읜 관장, 그 다음은 로켓단의 간부, 그 다음은 라이벌과 챔피언 등 

 

모두 각자 다르면서도 하나의 거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들입니다.

이러한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강제성이나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게임속 악당들이 비겁한 행위를 할 때 우리도 모르게 분노하고 주인공의 친구가 플레이어를 구하기 위해 희생할 때 우리도 모르게 슬퍼하는 이유는 해당 게임이 목표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짜놓은 세세한 스토리를 통해서 플레이러들을 몰입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몰입감 높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진정한 게임속 주인공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게임속에서 처음 악당들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그다지 그들을 향한 적개심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게임내에서 악당들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면 볼수록 우리는 악당들에게 적개심을 가지게 되고, 최종적으로 우리가 악당을 무찔렀을 때 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것이 바로 게임속 세부적인 상황과 연출을 통해 우리가 게임에 더욱 몰입하고 목표를 이루어내고 보상을 받을 때 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장치입니다.

 

 

 

이러한 구조의 게임들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목표를 이루는 순간 플레이어들에게 거대한 허탈감과 함께 그이상 게임을 플레이할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체육관 뱃지를 모두 모으고, 악당들을 소탕하고, 챔피언이 된 많은 플레이어들은 포켓몬 수집과 같은 스토리 이후의 컨텐츠를 대부분 소비하지 않습니다.

 

이미 게임의 스토리가 끝나버렸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깨져버린 것입니다.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서 열심히 레벨업하며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던 과정이 단순한 노가다처럼 느껴지기 시작하고, 보상처럼 느껴지던 향상된 능력치는 어이없는 숫자놀음처럼 느껴집니다.

 

이처럼 게임 1회차 클리어 이후 느껴지는 허탈감과 사라진 당위성은 게임의 몰입을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스토리가 있는 다회차 게임의 치명적인 약점이자 한계입니다.

 

 

 

동물의 숲은 이러한 포인트를 모두 버렸다.

동물의 숲은 이러한 포인트를 모두 버려버림으로써 게임으로써 가지는 목표와 당위성을 그 무엇하나 가지고 있지 않는 게임입니다.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도 없고, 꼭 모아야만 하는 뱃지나 이루어야하는 목표도 없습니다.

슬로우라이프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게임으로 숲속 동물 주민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여유로운 분위기속에서 빚을 갚고, 수집하고, 집을 꾸미고, 마을을 꾸미는 단순한 게임입니다.

 

이처럼 동물의 숲은 기존의 게임들과는 아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게임' 이라기 보다는 '휴식'에 더 초점을 맟추어진 채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동물의숲 메인 게임 디자이너 데즈카 타카시

데즈카 타카시는 하드하고 어려운 난이도의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담당한 작품들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더 로스트 레벨즈나 젤다의 전설 뮤주라의 가면과 같이 뚜렷한 목표가 주어지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렵고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만 하는 게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데즈카 타카시는 회사의 일이 점점 더 바빠지면서 힘든 하루 일과를 끝낸 후 제대로 게임을 즐기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돈을 벌기 위함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매일매일 똑같은 업무를 반복하며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온 사람들이 게임에서 주어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레벨업과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바쁜 하루를 보낸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느린 페이스를 가진 게임을 만들어야겠다" 라고 결심을 하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게임이 바로 동물의 숲 입니다.

 

그 누구도 우리에게 특별한 목표를 강요하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거대한 적을 무찌르기 위해서 레벨업 많이해야하고 능력치에 적혀 있는 숫자가 점점 더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기존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동물의 숲은 집 꾸미기와 같은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만족감을 우리에게 선사해줍니다.

 

 

 

게임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더이상 젊었을 때 뼈빠지게 고생해서 왕창 벌어둔 돈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하루하루 여가시간이 조금이나마 보장되는 워라밸이 잘 맞추어진 삶을 원하고, 자신의 취미생활을하며 살아갈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즉, 소확행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게임 또한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맨날 똑같은 몬스터 잡으면서 레벨업하고, 시간날때마다 죽어라 파밍하는 방식의 게임을 점점 게이머들이 지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이머들도 집에서 게임하면서 쉬는 동안에는 그냥 무 심은거 수확하면서 돈 벌고, 집 인테리어 꾸미고, 사람들한테 자신이 꾸민거 자랑하면서 같이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것을 즐기며 휴식하는 그런 편안함을 찾게 된 것 같습니다.

 

동물의 숲은 다양한 게임들의 반복되는 긴장감속에서 지친 게이머들이 슬로우라이프를 통한 '휴식'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이 동물의 숲에 열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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